[외로움과 고립감의 심리학]
아침부터 직장에서 상사들과, 또는 모임에서 지인들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익명의 친구들과 부딪히며 지친 날,
집에 돌아와 혼자 있는 시간만 기다리던 적 있나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그렇게 기다리던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고,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때로는 더 피곤하다고 느껴지는 경험... 혹시 해본 적 있으신가요?
그럴 때마다 아마 "아...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넘기셨을 거예요.
하지만 이건 단순한 '휴식 부족'이 아닐 수 있습니다.
심리학적으로는 '외로움'과 '고립감'이 뒤섞인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외로움과 고립감은 다르다]
우리는 흔히 '외로움'을 혼자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외로움'이라는 것은 물리적 상황을 뜻하는 게 아닌 심리적 경험을 뜻합니다.
- 외로움(Loneliness) : 타인과의 연결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느끼는 정서
- 고립(Isolation) : 실제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태
외로움의 정확한 뜻을 이해했다면,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로울 수 있고, 혼자 있어도 전혀 외롭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셨을 겁니다.
[혼자 있을 때 더 지치는 이유]
1. 원치 않는 고립
지금 당신이 원해서 혼자 있는 경우가 아니라, 환경적 이유나 관계 단절 등의 이유로 인해 혼자 있게 된 경우가 해당할 텐데요.
이때 뇌는 그때의 당신을 '휴식'으로 인지하지 않고 '결핍'으로 해석합니다. 즉, 고립된 상태로 인지한다는 뜻이죠.
2. 사회적 비교 심리
SNS 속 사람들은 다들 친구, 연인,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 그들을 보며 우리는 '나만 이런가?'라는 생각이 들게 되고, 혼자 있는 시간이 '휴식'의 개념이 아닌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시간이 됩니다. 최근 혼자 있을 때 더 지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3. 감정적 에너지 방전
하루 종일 타인에게 맞추느라 감정을 억눌렀다면, 집에 돌아와서 그 억눌린 감정이 한꺼번에 올라옵니다. 이로따라 결과적으로 더 피로해지고,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스트레스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 중 하나죠.
4. 내면 대화의 방향
혼자 있는 시간을 100% 무념무상으로 지내는 사람은 거의 없죠. 보통 스스로 생각에 잠기곤 하는데요. 자신만의 생각에서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지?" 또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같이 자기 비난과 불안을 키우는 생각이 반복된다면 혼자 있는 시간이 정신적 회복이 아니라 소모가 됩니다.
[외로움이 우리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장기적인 외로움은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심혈관질환 위험까지 높입니다. 당연히 심리적으로도 자기 가치감이 떨어지게 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더 방어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결국 외로움은 심리적ㆍ신체적 건강 모두에 영향을 주는 만성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외로움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악영향이 많은데요. 다음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바로 실천 가능한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혼자 있을 때 더 지치지 않기 위한 심리 전략]
1. '선택한 혼자'와 '강요된 혼자' 구분하기
내가 지금 혼자 있는 시간이 내가 원해서 혼자 있는 시간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고립된 것인지 먼저 구분해 보세요.
내가 원한 것이라면 간단합니다. 그 시간을 최대한 즐기는 방향으로 설계해 보세요.
만약 고립된 것이라면 다음의 내용들을 실천해 보세요.
2. 작은 연결 유지하기
하루에 한 번, 짧은 메시지라도 괜찮습니다. 친구나 가족, 혹은 온라인 커뮤니티도 좋습니다.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외로움 지수가 크게 줄어듭니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친구를 만들고 실제로는 만나지 않는 '온라인 친구'를 두는 젊은 친구들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에 더 좋은 시스템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3. 의도적인 '즐거운 혼자' 시간 만들기
혼자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핸드폰만 보고 있다면, 그러지 말고 의도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생산적인 활동을 해보세요. 예를 들면, 책 읽기나 요리하기, 그림 그리기, 산책하기 또는 운동하기 등 여기서 '나를 채우는 활동'이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본인이 시간을 투자해서 뿌듯하다고 느낄만한 활동이 뭔지 생각해 보고 실천해 보세요.
4. 생각을 적어내기
매번 이야기하지만 감정을 적어본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데요. 머릿속에서 불안이 커질 때, 그 생각을 종이에 적어보세요. 적는 순간 생각과 나 사이에 거리가 생기고, 감정이 한결 정리될 수 있어요.
5. 정기적인 '대면' 활동 계획하기
온라인 연결도 좋지만, 인간은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때 '옥시토신'이라는 유대감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매번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보다 주 1회라도 사람을 직접 만나는 약속을 잡아보세요. 누군가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일 수 있지만 그 큰 용기에 비해 별거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마무리하며]
혼자 있는 시간이 늘 우리를 치유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 시간이 회복되려면, '내가 원해서 선택한 혼자'여야 하고, 그 안에서 나를 돌보는 활동이 있어야 합니다.
외로움과 고립은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그걸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다면 혼자 있는 시간은 더 이상 피해야 할 순간이 아니라, 나를 키우는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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