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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내가 아무것도 하기 싫은 이유

by bethanyes 2025. 8. 5.

[무기력의 심리적 원인과 회복의 실마리]

요즘 따라 자주 이런 생각이 든다면 한번 멈춰서 보고 가세요.

  •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손이 안 가."
  • "하루 종일 누워만 있고 싶은데, 그것조차 죄책감이 들어."
  • "내가 왜 이렇게 무기력한지 모르겠어."

이건 단순한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한다면 심리학적으로 설명되는 무기력이라는 정서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무기력의 원인부터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까지, 심리학을 기반으로 깊이 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무기력, 게으름이 아니라 정신적 탈진의 형태]

많은 사람이 무기력을 단순히 나태함, 게으름, 노력 부족이라고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무기력 상태에 빠진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를 심하게 비난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왜 나는 이것밖에 못 할까?", "다른 사람은 다 하는데 나만 이렇게 무기력해." 이렇게 무기력은 스스로에 대한 비판과 자책으로 이어지기 쉬운 감정입니다. 결과적으로 무기력은 에너지가 없는 상태이자, 자신을 향한 기대와 실망이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럼 이러한 무기력이 생기는 심리적인 원인을 알아보죠.

[무기력이 생기는 심리적 원인]

1.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패라는 것을 경험하곤 하죠. 이 실패라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겪다 보면, 인간은 점점 "나는 해 봤자 안 돼"라는 패턴을 무의식적으로 학습하게 됩니다. 실패의 경험이 잦으면 잦을수록 더 심하겠죠. 이건 단순한 의지 문제를 넘어서, 행동하려는 동기 자체가 꺼져버리는 상태를 의미해요.

어느 심리학자가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했는데요. 동물들에게 피할 수 없는 충격을 반복적으로 주고 나서 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후에 같은 실험을 했을 때, 분명 피할 수 있었음에도 피하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반복되는 실패의 좌절 앞에서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요.

2. 과잉 비교와 SNS 피로

저는 한때 아침에 눈 뜨자마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고 다시 잠들 때까지 하루의 80% 이상을 SNS를 보는데 투자했던 때가 있었는데요. 생각해 보니 이때가 제 무기력이 처음 나타났을 때가 아닌가 싶네요. 요즘 당신의 일상은 어떤가요? SNS에 빠져있지는 않나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SNS를 보면 남들의 성공, 여행, 운동, 멋진 하루를 계속 들여다본다는 이야기고, 그럴수록 내 일상은 초라하게 느껴지고, 점점 행동하려는 동기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나만 이렇게 멈춰 있는 것 같아." 이런 비교는 자기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결국 무기력으로 이어져요.

3. 정서 억압

슬픔, 분노, 외로움, 짜증 등 이러한 감정들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반대로 느끼고 나서 해소하지 못해도 문제가 되는데요. 해소 하지 못한 채 억누르면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몸 안에 그대로 남아있게 됩니다. 이게 쌓이고 쌓이면 심리적 에너지 고갈 상태, 즉 무기력으로 드러납니다. 병원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스트레스, 이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4.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책임감 압박

얼마 전 장례식장에서 누군가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는데, 내용은 사람이 착할수록 일찍 죽는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참 불편한 현실이죠. 이런 불편한 현실을 한 가지 더 말씀드리려 하는데, 평소 책임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무기력에 빠지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왜 나만 바쁜 것 같지? 이런 생각이 들어보신 적 있나요? 그러면서 감정적으로 점점 지쳐버려 더 이상 일이 손에 안 잡히는 거죠. 항상 열심히 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에 빠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의미 상실

일을 하다 보면 "이걸 왜 해야 하지?", "이걸 하면 뭐가 달라지지?"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회사에 입사한 첫날에 느낄 수도, 평소 별 생각 없이 하던 일을 하던 중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이렇게 내가 하는 일이 삶의 목적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거나 느낄 때, 작은 행동 하나조차 동력을 잃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존재적 공허감이라고도 합니다.

[무기력에서 회복하는 심리학적 접근]

1. 작게 시작하기

무기력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작은 습관부터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예를 들어 "매일 운동 1시간씩 할 거야"가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실 거야"부터 시작하는 거에요. 정말 지킬 수 있는 계획부터 시작해서 이 계획을 습관으로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습관들이 모인다면 심지어 자존감을 향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작게 시작하고 "나 할 수 있네!"라는 이야기를 스스로 해보세요. 금방 무기력 상태를 극복할 수 있을 거에요.

2. 감정 인식 + 표현 훈련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안 좋은 감정, 즉 슬픔, 분노, 외로움, 짜증 등의 감정들이 억눌리면 무기력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이러한 감정들은 반드시 해소를 해주어야 하는데요. 해소하는데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느낀 감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직장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등등 인생을 살다 보면 이런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간단한 일기를 쓴다거나 혼자 있는 공간에서 소리 내서 감정을 말하는 것인데요. 하다못해 "지금 나는 지쳤고, 인정받고 싶고, 외롭다."라고 적어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표현해 보세요.

3. SNS 디톡스

우리가 잠에 드는 것처럼 우리의 뇌 또한 휴식 시간을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정보와 자극 그리고 도파민이 넘쳐나는 SNS 세상에서, 우리의 뇌는 과부하 상태에 자주 빠집니다. 하루 1~2시간 정도는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외부 자극을 끊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4. 인간관계 정비

개인적으로 "말은 선물상자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말이라는 것이 선물 상자면 그 말에 담겨있는 의미 또는 내용이 그 선물 상자에 담겨있겠죠. 우리는 일상에서 정말 많은 선물 상자를 받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중에는 이쁜 선물상자에 폭탄을 넣어 주는 직장 상사가 있을 수도 있으며, 보잘것없는 상자에 다이아몬드를 넣어 주는 소중한 친구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말은 이쁜 상자 안에 폭탄을 넣어 주는 사람을 멀리하는 것은 당연하고, 보기 좋지 않은 상자를 자주 주는 사람 또한 안에 무엇이 있든 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다면 평소에 똑같은 장난을 치던 친구의 말 또한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럴 수 있지, 괜찮아"라고 이야기하며 진심으로 걱정하고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시점일 수 있습니다.

5. 심리상담은 약한 게 아니다

무기력 상태가 오래되어 우울감ㆍ불안 등이 동반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은 자기 마음을 정리하고, 삶의 우선순위를 회복하는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어요. 상담을 시작하면 더 이상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게 됩니다.

 

끝으로 무기력이라는 것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입니다.

하지만 나를 지키는 연습을 시작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분명 다시 움직일 수 있을 거에요. 지금 무기력한 당신도 존재 자체로 충분히 소중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오늘 딱 한 가지 작은 행동을 나를 위해 투자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